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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역폭이라는 말의 의미

"인터넷이 느리네, 대역폭이 부족한 건가?" 이런 말을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대역폭이라는 단어는 맥락에 따라 두 가지 의미로 쓰입니다. 헷갈리지 않으려면 이 두 가지를 구분해서 기억해야 합니다.

물리적 의미 — 주파수의 폭

원래 대역폭(Bandwidth)은 전자공학 용어입니다. 어떤 매체나 장치가 처리할 수 있는 주파수의 범위, 즉 최고 주파수에서 최저 주파수를 뺀 값입니다. 단위는 Hz(헤르츠)를 씁니다.

수돗가에 비유하자면, 대역폭은 수도관의 굵기입니다. 관이 굵을수록 동시에 많은 물이 흐를 수 있습니다. 주파수 범위가 넓을수록 더 많은 정보를 실을 수 있습니다.

인간의 목소리는 약 300 Hz에서 3,400 Hz 사이의 주파수를 씁니다. 그래서 전화망은 이 범위만 전달해도 충분했습니다. 반면 FM 라디오는 20 Hz에서 20,000 Hz까지 보내야 음악의 풍부한 음색을 살릴 수 있어서 훨씬 넓은 대역폭이 필요합니다.

통신 의미 — 데이터 전송 속도

오늘날 우리가 "100 Mbps 대역폭"이라고 말할 때는 주파수가 아니라 데이터 전송 속도를 의미합니다. 단위도 Hz가 아니라 bps(bits per second)입니다. 초당 얼마나 많은 비트를 보낼 수 있는가입니다.

이 두 의미는 사실 연결되어 있습니다. 물리적 대역폭(Hz)이 넓을수록 데이터 전송 속도(bps)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절에서 배울 나이퀴스트와 섀넌 공식이 정확히 이 관계를 수식으로 표현합니다.

대역폭과 지연 — 속도의 두 얼굴

대역폭이 높다고 모든 것이 빨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통신 성능에는 두 가지 다른 개념이 있습니다.

대역폭은 얼마나 많이 보내는가의 문제입니다. 고속도로의 차선 수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차선이 많을수록 동시에 많은 차가 달릴 수 있습니다. 반면 지연(Latency)은 얼마나 빨리 도착하는가의 문제입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고속도로 차선이 100개여도, 거리 자체는 400 km입니다.

대용량 동영상을 다운로드할 때는 대역폭이 중요합니다. 반면 온라인 게임이나 영상통화에서 버벅거림이 느껴지는 것은 대역폭 부족이 아니라 지연이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대역폭에는 이론적인 상한이 있을까요. 물리 법칙은 이 질문에 엄격하게 답합니다. 다음 절에서 나이퀴스트와 섀넌이 그 답을 어떻게 구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