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밴드와 브로드밴드
통신 방식을 이야기할 때 "베이스밴드" 또는 "브로드밴드"라는 말이 나옵니다. 광고에서 보는 "브로드밴드 인터넷"과 기술 문서에 나오는 "브로드밴드 전송"은 같은 뜻처럼 보이지만, 조금 다른 맥락에서 쓰입니다. 정확한 의미를 짚어 보겠습니다.
베이스밴드 — 원래 주파수 그대로
베이스밴드(Baseband) 전송은 디지털 신호를 변조 없이 그대로 케이블에 싣는 방식입니다. 전선 하나로 오직 하나의 신호만 보냅니다. 앞 절에서 설명한 맨체스터 부호화나 4B/5B처럼 전압을 직접 바꾸는 방식이 여기 해당합니다.
이더넷이 대표적인 베이스밴드 방식입니다. 사무실 벽에 꽂는 랜선은 베이스밴드로 신호를 전달합니다. 구현이 단순하고 빠르지만, 선 하나에 채널이 하나뿐이라는 제약이 있습니다.
브로드밴드 — 주파수 나눠 여럿을
브로드밴드(Broadband) 전송은 케이블이나 공기의 주파수 대역을 여러 채널로 나누어 동시에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각 채널은 서로 다른 반송파 주파수를 씁니다. 변조 기술이 필수입니다.
케이블 TV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동축 케이블 하나로 수백 개의 채널을 동시에 전달합니다. 각 채널이 서로 다른 주파수 대역에 실려 있어서, TV는 원하는 주파수만 골라 수신합니다. 가정용 ADSL이나 케이블 인터넷도 전화선이나 케이블을 여러 주파수 대역으로 나눠 데이터와 음성을 동시에 전달하는 브로드밴드 방식입니다.
오늘날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브로드밴드 인터넷"이라고 부를 때는 이 기술적 의미를 따온 것이지만, 일상에서는 그냥 빠른 인터넷을 뜻하는 말로 굳어졌습니다.
정리 — 어디서 무엇을 쓰는가
베이스밴드는 짧은 거리, 단일 채널이 필요한 곳에 적합합니다. 데스크톱 컴퓨터와 스위치를 잇는 랜선이 여기 해당합니다. 브로드밴드는 하나의 물리 매체를 여러 채널이 공유해야 할 때, 또는 무선처럼 반드시 특정 주파수에 실어 보내야 할 때 쓰입니다.
신호를 어떻게 표현하느냐를 다뤘으니, 이제 그 신호를 어떤 매체로 전달하느냐로 넘어갈 차례입니다. 다음 장에서는 구리선, 광케이블, 무선 전파라는 세 가지 전송 매체를 비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