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조 — 멀리 보내기 위한 변신
낮은 주파수 신호는 안테나로 공기 중에 방사하기 어렵습니다. 효율 좋은 안테나를 만들려면 신호 파장의 4분의 1 정도 길이가 필요한데, 1 kHz 신호의 파장은 약 300 km나 되고 그 4분의 1만 해도 수십 km에 이릅니다. 그런 안테나를 들고 다닐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낮은 주파수 정보 신호를 높은 주파수 반송파에 실어 보내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변조(Modulation)입니다.
세 가지 기본 변조 방식
반송파(Carrier)는 앞 절에서 배운 사인파입니다. 진폭, 주파수, 위상이라는 세 가지 특성이 있으므로, 이 셋을 각각 바꾸는 세 가지 변조 방식이 존재합니다.
진폭 변조(AM, Amplitude Modulation)는 신호의 크기를 바꿉니다. 1이면 진폭을 크게, 0이면 작게(또는 없게) 합니다. AM 라디오가 이 방식을 씁니다. 구현이 간단하지만 잡음에 약합니다. 잡음이 정확히 진폭에 섞이기 때문입니다.
주파수 변조(FM, Frequency Modulation)는 주파수를 바꿉니다. 1이면 조금 높은 주파수, 0이면 조금 낮은 주파수를 보냅니다. FM 라디오가 이 방식입니다. AM보다 잡음에 강합니다. 잡음은 진폭을 변형하지만 주파수는 거의 건드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상 변조(PM, Phase Modulation)는 파형의 시작 위치를 바꿉니다. 1이면 위상을 0°로, 0이면 180°로 시작합니다. Wi-Fi와 현대 이동통신이 이 방식을 기반으로 합니다.
QAM — 여러 개를 한꺼번에
현대 통신은 이 세 가지를 조합합니다. QAM(Quadrature Amplitude Modulation)은 진폭과 위상을 동시에 변조해서 신호 하나에 여러 비트를 담습니다. 16-QAM은 진폭과 위상의 조합으로 16가지 상태를 만들고, 상태 하나에 4비트를 담습니다. 256-QAM은 8비트를 담습니다.
집 공유기 박스에 "256-QAM" 또는 "1024-QAM"이라는 표시가 있다면, 신호 하나에 8비트 또는 10비트를 담는 방식을 쓴다는 뜻입니다. QAM 숫자가 클수록 빠르지만 그만큼 잡음에 민감해서 신호 품질이 좋아야 합니다.
이런 변조 기술은 모두 전파를 이용해 멀리 보내거나, 라디오나 TV처럼 여러 채널을 한 채널에 실어 보내는 데 씁니다. 그런데 랜선처럼 짧은 거리에서는 굳이 반송파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이 차이를 정리하는 것이 다음 절의 주제입니다.